내 선택은 내것인가?

선택을 40년 넘게 하다보니 이게 내것인지 잘 모르겠다. ㅋㅋ

살다보니

나도 아빠가 처음이다. 01

tonyjjin 2024. 7. 18. 17:51

아이들이 싫었다.

동생들 조카들..
시끄럽고 보채고 말도 안 듣고 울기만 하고..
매일 사고만 치고 수습은 내가 해야 하고..
그래서 싫었다. 아이들이 

그러면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는다고 
갑자기 아이가 좋아지고 
있지도 않은 부성애가 생겨날까?
아니다.

아빠는 그때부터 배우기 시작하는 거다.

아이가 태어날 때 드라마나 영화로 보아오던 장면들은 모두 상상이란 걸 알았다.
아... 이 애가 내 애구나.. 정도
천사처럼 이쁜 것도 아니고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것 같지도 않고
그래도 신기한 건 하나 있었다.

작다!!

너무 작았다. 정말 손바닥보다 조금 큰 정도
그 작은 몸에서 꼼지락대는 손가락으론
내 손가락 하나도 다 감싸지를 못했다.

이 작은놈이 커서 나만 해진다고??
상상할 수가 없었다.

남중남고공대를 거친 태생 공돌이인 아빠는 이 작은 생물을 어떻게 키워하는지 아는 바가 없어서
책을 샀다. 겁나게 크고 사진도 많고 설명도 많은 아기 키우는 책을
너무 오래돼서 기억이 잘 나진 않지만
그렇게 도움이 많이 되진 않았던 거 같다.

그 작은놈이 울기는 또 얼마나 울어대는지..
100일을 밤새 끌어안고 다크서클을 눈에 달고 지내다 보니
겨우 사람 비슷하게 잠을 자기 시작했다.
(사실 와이프는 머리만 대면 자고 자면 일어나질 않는다. 나는 예민해서 애가 울면 내가 못 잔다. ㅠㅠ)


나중에야 든 생각이지만.. 밤을 새워 놀 수 있는 20대의 체력을 신이 주신건
놀고 먹으라고 준 게 아니라 애를 키우라고 준게 맞는 거 같다.


나에게도 부모님이 있었지만
결혼할 때..  아이를 낳으면 절대 부모님에게 맞기지 않을 거라는
다짐을 했기에.. 아이들을 한 번도 맞긴적이 없었다.
아이는 엄마 아빠가 키워야 한다는 고집도 있었었다.
(사실 아기 낳아도 봐주지 않을 거라는 부모님 말씀도 있었다. ㅋ)

지금 생각해 보면 그 시절의 우리 모습은..
소꿉장난을 하는 어린애들이 애들을 키우는 모습 같아 보인다.
뭘 해도 허둥지둥 뭘해도 어설픈 ㅋㅋㅋ
귀여웠네.. ㅋㅋ

2008년 호떡에 반한 1따봉 아들

이 애기가 벌써 대학생이 되었다..-_-
글이 길어질 거 같으니 나눠서 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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